2016년 10월 19일 수요일

시선의 폭력

한 TV 프로그램을 여가 시간에 시청하고 있다. 결혼을 하지 않은 40세 연배의 남자 연예인들의 어머니가 그 연예인의 일상을 관찰하는 내용이다. 프로는 재미있다. 일반인들과 다를바 없는 한 어머니의 아들로서의 그들은 화려하지 않다. 오히려 찌질하고, 찌질하고, 참으로 찌질하다.

연예인들의 어머니들은 관찰 화면 중간중간에 감상 코멘트를 날리는데, 이것이 이 프로의 백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여전히 미혼인 아들의 일상을 걱정하는 내용이 대부분인데, MC들도 이 과정에 참여하여 재미있는 장면을 많이 연출해 낸다.

아들의 일상을 관찰하는 어머니들과 MC들의 공통의 정서는 다음과 같다. "결혼을 하지 않는 사람(특히 남자)는 뭔가 불쌍하다" 이 기본 전제하에서 아들의 여러 생활의 모습은 그저 안쓰러울 뿐이다. 집에서 혼자 밥을 먹는 것도 짠하다고 느낀다. 소파에서 잠을 청하는 것도 그렇고, 티비를 보는 것도 그렇다.

이 프로에서 아들들의 다른 특성과 개성은 휘발되고, 오로지 짝을 못 이룬 사실만 도드라진다. 당사자라면 어쩌면 억울 할 수 있다. 그것은 다른 방법으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의 행동들은 결혼을 한 사람들도 당연히 하는 아주 흔한 일상이다.

예컨대, 인류애적 관점에서는 인간이 만든 모든 코미디(희극)도 비극으로 여겨질 수 있다. 어차피 죽을 것들의 일종의 발악으로 보일 수도 있지 않은가. 이처럼 사물을 보는 시선의 방향은 그 사물의 모습을 결정한다. 우리는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볼 수 없는 이유가 그것이다. 인간은 사물을 접하는 즉시 해석하고, 그 해석은 가끔 이렇게 (아주 조금은) 폭력적일 수도 있다. 물론 그걸로 TV 시청자들은 잠시나마 행복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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