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예민했던 대학 초년 시절 나는 이 작품을 보고 퍽 반했던 것 같다. 왠지 그 주인공을 닮으려했고, 하루키를 통해 어떤 측면에서는 구원 받는 다는 느낌도 받았다. 작가의 다른 책에서도 풍부히 나오는 여러 문화적 코드- 음악, 책, 그외 여러 것들...을 동경했던 것도 같다.
책의 주인공은 나이를 먹지 않는다. 현실을 사는 나는 십 몇년의 나이를 먹었고, 다시 그의 책을 읽는다. 주인공은 여전히 섹시하고 매력적이다. 그렇지만 독자인 나는 변했고, 주인공에게 어떤 청승과 그리고 다른 허영을 발견한다.
소설의 인물들도 나처럼 늙어가면 어떤 표정을 짓고, 말을 할까. 내가 상상하는 그 모습은 다음과 같다. 그들은 가끔 실없는 소리를 하고, 소소하게 웃을 것이다. 때론 풋내나는 과거를 회상하겠지만, 그것들에 잠겨 있지는 않을 것같다. 그들은 바삐 걸어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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